너의 여자친구는 2층에서 삶아져 죽어/기름 인간은 삼림에서 생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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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In 2024. 11. 3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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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세요?" A3판으로 확대된 노트의 복사본을 넘기며 오리히메가 물었다. 히코보시는 마치 취조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행히도 여기가 취조실이 아니라 자료실이라는 점이 위안이었다.
"예를 들어, 미즈미즈대에서 미미츠 자택에 집에 침입하기 직전의 장면을 보세요. 노엘은 '마지막 반찬'으로 삼기 위해 중학생들의 사진을 찍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노엘의 방에서 소녀들의 사진이 흩어져 있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 노트의 신빙성은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현실과 망상이 섞여 있었을 가능성도 있어. 증거가 될 가능성은 낮아."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하지만 적힌 내용이 사실이라면, 노엘은 다른 강간상해 혐의도 있었던 셈이죠."
"피해 신고는 들어오지 않았어. 경찰이 나설 일은 아니야."
히코보시는 투박하게 말하며 복사된 서류 뭉치를 책상 위에 내팽개쳤다.
히코보시가 봤을때는, 노트에 적힌 모든 내용이 사실이었다. 노엘의 과거부터 미미츠 자택 수족관의 위치까지, 모두 현실과 일치했다. 다행히도, 노엘이 누구를 공격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만은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것좀 보세요." 오리히메가 파일에서 다른 자료를 꺼냈다. 노엘의 유서 복사본이었다. 달팽이가 기어다닌 듯한 글씨로 적혀있었다.


저는 제 욕망을 위해 중학생을 강간한 최악의 범죄자 입니다.  죽음으로 사죄하는 거 밖에 없어요. 미안해요.


"이 유서에서는 중학생을 강간한 것이 자살 동기라고 되어 있죠. 하지만 「변태 지렁이는 즈즈단지에서 목을 매달았다」에서는 다른 여러 여성을 습격했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왜 노엘은 이 사건만 유서에 적었을까요?"
히코보시가 사쿠라에게 누명을 씌우기 위해 협박하여 그렇게 쓰게 했다는 사실은,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수 없었다.
"노엘은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사건에 대해 적어서, 그 사건의 피해자들을 더욱 상처 입히고 싶지 않았던 거예요. 그렇다면 왜 자살하기 전에 이 노트도 함께 처리하지 않았을까요?"
오리히메가 책상 위로 몸을 기울였다.
"그건... 너..."
이어지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자살 후에 방이 조사될 것을 예상했을 겁니다. 노엘이 강간 사건을 숨기려 했다면, 이런 개인적인 소설을 남겨두지 않았을 겁니다."
"실제로 남겨뒀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히코보시는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아니면 다른 생각이 있는 거야?"
"소설과 유서, 둘 중 하나가 위조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뜻한 땀이 목덜미를 타고 흘렀다.
"이 소설이 가짜라는 거야?"
"아니요. 이렇게 많은 분량을 써내려가는 건 쉽지 않아요. 경찰이 확인할 수 있는 정보도 많이 포함되어 있고요. 위조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건 유서 쪽이라고 생각해요."
오리히메는 그렇게 말하며 유서 복사본에 시선을 고정했다. 놀라운 추리였다. 불에 탄 잔해 속에서 발견된 단 한 권의 노트를 통해 오리히메는 히코보시의 위조 행위를 간파해냈다. 유능한 후배를 둔다는 건 결코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다만, 의도를 알 수가 없네요. 누가 왜 이런 유서를 만들었을까요?"
히코보시는 자료실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크게 헛기침을 했다.
"노엘은 죽었어. 사쿠라도 범행을 자백했지. 끝난 사건에 집착하지 마. 쓸데없는 소리나 하고 있을 시간에 무미맨이나 잡아와."
히코보시가 깡패 같은 말투로 말하자,
"....죄송합니다."
오리히메는 어깨를 늘어뜨리고 복사된 서류들을 파일 속에 집어넣었다.
코트를 걸치고 마메마메 경찰서를 나섰다. 소주 한 병 정도 마셔야겠다. 밖으로 나서자마자 담배에 불을 붙였다.
오리히메의 성격상 쉽게 수사를 포기하진 않을 터였다.
'만약 의심의 눈길이 이쪽으로 향하면 큰일이야. 당분간은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말고, 정의감 넘치는 훌륭한 경찰관으로 살아가도록 하지.'
담배 연기를 내뿜자마자 휴대폰이 울렸다. 또 무슨 일인가. 히코보시는 디스플레이를 보지도 않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하쿠아나가하라 산 속에서 남녀가 살해당했어. 현장으로 와 줘."
느릿느릿한 목소리였다. 바보 같은 여자, 멍청한 상사, 모두 히코보시의 휴일을 망치는 데 재미를 붙인 모양이다.
"휴일은 반납되고 갓난아기 시체와 데이트를 한 지 얼마나 됐다고 하.."
"살인은 네 편의를 봐주지 않아. 하케츠가하라 경찰서에서 협조 요청이 왔어."
하쿠아나가하라 경찰서라면, 그 서장이 경찰청장의 친구라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뚱보는 아부를 떨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 짜증난다.
"현장은 헤도헤도 마을. 시리코 마을 바로 옆이야."
"왜 하필 전데요?"
"딴소리 하지 마." 부요부요는 목소리를 낮췄다. "네가 베로리링가를 찾고 있다는 건 알고 있어. 시리코 마을은 베로리링가 교주의 출신지야."
"히요몬베가 관련되어 있다는 겁니까?"
"모르겠어. 하지만 피해자 둘 다 베로리링가 신도고, 그중 한 명은 간부야. 그 녀석이 중요 참고인이 될 건 확실해."
베로리링가는 4년 전에 설립된 종교 법인이다. 교주 히요몬베에 따르면, 모든 인간의 항문에 코발트로 만든 공을 삽입함으로써 인류가 우주와 연결되고 세계 평화가 유지된다고 한다. 술 취한 항문외과 의사의 헛소리 같은 교리이지만, 어찌 된 일인지 젊은 여성 신자들이 많아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히 신자를 늘려왔다. 방금 읽은 노엘의 자전 소설에도 신자로 보이는 소녀가 등장한 참이었다.
"헤도헤도마을에서 베로리링가 신자가 살해되었다고요? 거기에 신자는 없을 텐데요."

헤도헤도 마을은 시리코 마을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베로리링가와는 다른 토착 신앙이 뿌리내려 있어, 베로리링가가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피해자는 시리코 마을에서 협의를 위해 헤도헤도 마을을 방문했다가, 거기서 독살당한 것 같아. 원래 두 마을 사이에 문제가 있었던 모양인데,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이 기회에 음흉한 노인의 꼬리를 밟고 감옥에 쳐넣을 수 있을 건 확실하지."
교주 히요몬베는 공무원을 싫어하기로 유명하며, 관청 정면에 자신의 동상을 세우거나 설법을 녹음한 비디오테이프를 보내는 등 자주 말썽을 일으켰다. 경찰 고위층이 어떻게든 감옥에 넣고 싶어하는 골칫거리 중 최고였다.

그러나 히코보시가 베로리링가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이유는 히요몬베를 체포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의 목표는 베로리링가 명부에 적힌 신자 중 한 사람,

타카하타 사만사

리튬의 장례식에서 히코보시는 이 여자의 어리숙한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타카하타는 리튬의 반 담임이었으면서도 왕따를 못 본 척하며 리튬을 방치한 쓰레기 같은 교사였다. 2년 전에 학교를 그만두고 베로리링가에 입교했으며, 현재는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범인을 잡으면 되는 거죠?"
전형적인 형사의 지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래. 나도 곧 현장으로 따라갈 테니까, 그때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잡아 둬. 아, 그리고–—"
부요부요는 말을 끊고 수화기 너머로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오리히메 경부보가 너와 동행할 거라더라."
납덩이를 삼킨 듯 속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거 참 든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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