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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창밖은 여전히 어두웠다. 아직도 터널 속인 모양이었다.
터널 돌담에는 이끼가 잔뜩 끼어 있었다. 창틈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계절에 맞지 않게 차가웠다. 괜히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터널을 나서면 다시는 예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기침을 하고 시트에 기댔다. 피곤한 모양이다. 일상으로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면, 차라리 다행일지도 모른다.
갑자기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졌다. 저도 모르게 눈을 가늘게 떴다. 창밖으로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었다.
미로가 좌석에서 허리를 비틀었을 때, 앞 유리창 한가운데 불덩이가 떨어졌다.
"어!"
운전사가 입에 물고 있던 에코가 발밑으로 떨어졌다. 귀에 거슬리는 마찰음과 함께 차체가 왼쪽으로 회전했다. 좌석에서 몸이 튕겨져 나갔다. 불덩이는 보닛을 타고 굴러 땅에 떨어졌다. 버스는 반대편 차선으로 튕겨 나가 가드레일 바로 옆에 멈춰 섰다.
"뭐야 이거!"
운전사가 문을 열고 길로 굴러 떨어졌다. 창밖으로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지지직거리는 불꽃 소리가 들렸다.
미로도 밖으로 나가려고 하다가 계단에서 운전사와 마주쳤다. 등유 냄새가 코를 찔렀다.
"소화기다!"
운전사는 미로를 밀치고 좌석 밑에서 소화기를 꺼냈다. 손가락을 꼬아가며 노란색 핀을 뽑았다.
운전사를 따라 길로 나가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불덩이에서 두 개의 팔이 쑥 튀어나와 있었다.
눈을 비비고 다시 그것을 보았다. 사람 몸이 불에 휩싸여 있었다. 양팔만 불이 붙지 않아 불에서 손이 돋아난 괴물처럼 보였다. 그것이 덜덜 떨며 땅을 구르고 있었다.
"지금 구해줄게요!"
운전사는 땅바닥에 호스를 향하고 소화기의 레버를 움켜쥐었다. 소화제가 힘차게 분출되며 주변에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다. 숨을 죽이고 서 있자니, 소화제의 분사는 약 30초 만에 끝났다. 하얀 연기가 희미해지자, 자갈 위로 온몸이 가루투성이가 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운전사가 소화기를 내던지고 남자에게 다가갔다.
"괜찮습니까?"
운전사는 쉰 목소리로 외치며 남자의 피부에 쌓인 가루를 털어냈다. 가루가 털려 나가자 붉게 부은 피부가 드러났다.
"아, 감사합니다. 살려주셔서⋯⋯."
남자는 얼굴의 가루를 털어내며 두 손을 모았다. 피와 림프액이 뒤섞여 걸쭉한 액체가 얼굴을 덮고 있었다. 물고기처럼 둥근 눈이 빤히 깜빡였다.
"뭐야, 너냐. 아 괜히 살렸네."
운전사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내뱉듯이 말하며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냈다.
"와, 살아있네. 죽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치?"
"죽어라.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죽어. 당장 죽어버리라고."
운전사는 남자의 배를 힘껏 걷어찼다. 남자가 나가떨어지며 토했다. 운전사는 무언가를 떠올린 듯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야, 안으로 들어가."
"아니," 미로는 피투성이의 남자를 가리켰다. "그 사람, 안 도와주실 건가요?"
"너, 우라본 마을 사람 아니지?"
운전사가 입술을 삐쭉였다.
"아닌데요."
"여긴 왜 온 거야?"
"사정이 있어서 친척 집에 묵게 되었어요."
"알았다, 아마요네 집에 얹혀사는 거군."
운전사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미로가 이곳에 온 것은 마을에 소문이 퍼진 모양이다.
"그럼 메메메에 대해서도 모르겠네?"
"······메메메요?"
미로는 되물었다. 도대체 무슨 뜻일까?
"역시 외부인이군. 메메메에 대해서는 아마요에게 물어봐. 녀석은 후지오카라고 불리는, 인간의 겉모습을 한 고장 난 기계야. 만약 마주치면 바로 도망치지 않으면 끔찍한 일을 당할 거야."
"그럴 리가 없어요. 후지오카는 인간이에요."
피투성이의 남자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운전사가 버린 담뱃꽁초를 집어 들고 "앗 뜨거."라고 외치더니 풀밭으로 내던졌다.
"봐, 정신 나간 거야. 이 자식 거짓말쟁이라고. 뇌에 곰팡이가 핀 거야. 그냥 내버려 두고 버스로 돌아가."
"다친 사람을 그냥 두고 가시는 건가요? 이 사람, 아마 죽을지도 몰라요."
미로는 목소리를 낮췄다. 왜 이 남자를 싫어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은 찜찜했다.
"안 돼, 안 돼. 이런 놈을 도우면 카타야마는 마을에서 쫓겨날 거야."
"그럼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
미로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운전사가 침을 꿀꺽 삼켰다.
"넌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괜찮아요. 어차피 한 달 후면 떠날 거니까."
미로가 목소리를 높였다. 운전사는 인상을 찌푸리고 짜증스럽게 한숨을 쉬었다.
"도와줘."
운전사는 후지오카의 팔에 손을 넣고 몸을 끌어당기며 걷기 시작했다. 뒤로 돌아가 다리를 들어 올렸다. 자세히 보니 후지오카의 몸에는 많은 바늘이 박혀 있었다.
둘이 나란히 계단을 올라가더니, 통로에 후지오카의 몸을 눕혔다.
"더러우니까 의자에 앉지 마."
운전사가 침을 뱉았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후지오카는 딱따구리처럼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어린애처럼 웃었다.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후지오카는 괴로운 듯 켁켁거리며 숨을 헐떡였다. 버스가 흔들릴 때마다 상처가 아픈 모양이었다. 한동안 신음 소리를 내더니, 5분쯤 지나자 의식을 잃었다.
이 남자는 대체 누구일까? 스스로 몸에 바늘을 꽂고 불을 붙이고 버스 앞으로 뛰어내렸다고는 상상할 수 없다. 누군가가 그를 해치려 했던 것이다.
꽤나 위험한 곳에 와버린 것 같다. 미로는 어깨를 늘어뜨리고 손에 묻은 피를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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